[그것이 알고싶다] 나비약과 '뼈말라'족, 프로아나 (Pro-Ana)

[그것이 알고싶다 | 1281회] 나비약과 '뼈말라' 족

새벽녘 체포된 배우

10월 23일 토요일 밤 11시 15분 <그것이 알고싶다> '나비약과 뼈말라족' 에서는 지난 2019년 새벽녘에 체포된 배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시 들여다본다. 2019년 4월경 새벽 인적 드문 시간, 기이한 행동을 한 한 남자가 CCTV 화면에 잡혔다. 그는 배우 양기원씨였다. 그는허공에 주먹을 날리고 길에서 누웠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차에 갑자기 뛰어들었다가 그제서야 기이한 그의 행동은 멈췄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가 마약 투약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했지만, 조사 결과 그는 마약 투약자는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무혐의로 풀려났다.

잊고 싶은 기억이지만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용기를 내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만나 들려준 이야기는 놀라웠다. 그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악마가 있다면 이런게 악마일까 일지도 모르다며 환청이 들리고, 하얀색 빛 같은 게 막 몸에 들어왔다고 말한다.

변해버린 딸들

그저 한없이 건강하고 밝은 딸, 김은자(가명)씨는 스스로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며 점점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어느 날 어머니 김 씨와 말다툼을 벌이고는 라이터로 김 씨를 불 붙여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 의정부에서는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나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 방화범은 불이 난 집에 살던 딸 천 씨(가명)이었다. 거리에서 이상한 행동을 한 양기원씨,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는 김 씨, 방화를 낸 천 씨. 관련성 없는 이 세 사람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체중 조절을 위해 약을 먹었다는 것이다.

세 사람이 복용한 알약은 다이어트 효과가 좋다고 소문난 식용억제제였다. 제작진은 나비약과 이상한 행동의 관련성을 확인하고자 실제로 체중조절을 위해 이 약을 먹어봤다는 복용자들을 취재했다. 그 중 상당수가 우울과 환청, 환각 등의 부작용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하였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식욕억제제의 부작용도 큰 문제이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받을 수 있는 약을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펜터민 ( Phentermine), 일명 '나비약'

판매사마다 펜터민염산염을 성분을 함유한 이 약의 브랜드 이름은 다르다. 대웅제약 디에타민, 명문제약 레디펜정, 태극제약 페니민정 등 불리는데 약 모양이 나비처럼 생겨 일명 나비약이라고 통용된다. 펜터민 (Phentermine)은 터민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로 비만 환자에게 체중감량의 보조요법으로 체질량지수가 매우 높거나 고혈압, 당뇨등 고위험인자를 지닌 비만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그런데 이 '나비약'이라고 불리우는 펜터민은 매우 효과가 좋은 다이어트 식욕억제제라고 알려져 오남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비약은 최진영과 최진실의 사망 원인이 되었던 불면증 치료제, 졸피뎀과 같이 약물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이 높은 향정신성의약품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약이 쉽게 시중에서 구할 수 있게 되었는가?

*펜더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등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되는 식욕억제제 4개 성분이 포함된 약물은 위해성 관리 계획 대상 성분이다. 식약처에서는 대상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은 2022년 1월 14일까지 관리 계획과 관련된 서류를 제출하도록 공지했다.

SNS 에서 불법으로 거래되는 식욕억제제, 10대 20대 퍼지는 '프로아나 (Pro-Ana)' 유행

프로아나 (Pro-Ana)는 프로 (Pro) + 거식증 (애너렉시아, Anorexia) 합성어로 10대 20대 사이에서 퍼진 현상. 프로아나 족은 30~40Kg대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먹토', '초절식'을 감행하며 '뼈말라' 몸무게를 원한다. 이들이 극단저긴 다이어트를 시도하다 더는 살이 빠지지 않을 때 찾게 되는 마지막 방법이 '나비약' 다량 복용이라고 한다. 16세 미만에 처방되지 않는 이 약을 위해 부모 몰래 대리 구매를 이용한다고 한다. 위험한 만큼 효과가 확실하고 중독성이 강해 한 번 손을 대면 끝기 어렵다는 식욕억제제, 그 부작용을 노리고 마약 대신에 복용하기도 한단다. 건강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약이 어떻게 하다가 평범한 삶을 무너드리고 건강까지 위협하는 약으로 우리 일상에 스며 들었을까?